2022.09.26 취향공유> 2022 한국대중음악상 Korean Music Award

음악을 좋아하기에 매년 유심히 지켜보는 상이 있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

 

https://koreanmusicawards.com/archive/

 

상업적 성공이나 인기보다 대중음악의 다양성과 예술성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미디어와 대형기획사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에서 소중한 시상입니다.

올해의 수상 중 제가 주목한 분야는 포크입니다.

멜로디나 비트의 정서와 함께 가사를 통해 아티스트가 대중에게 건네는 말과 작품의 맥락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사무실에서 BGM으로 음악을 틀어 놓고 듣다 보니 가사는 흘려 듣게 됩니다.

돌이켜 보면,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도

좋아하는 팝송의 가사를 더듬으며 영어 공부를 하고, 가요의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의 시처럼 읊었네요.

연주곡도 친구들과 아티스트의 사연을 시시콜콜 이야기하던 기억이 납니다.

 

추천합니다.

 

- 이랑 <<늑대가 나타났다>> <환란의 세대>

https://youtu.be/N5S7NaNKAEQ

 

또 사람 죽는 것처럼 울었지

인천공항에서도 나리타공항에서도

울지 말자고 서로 힘내서 약속해놓고

돌아오며 내내

언제 또 만날까

아무런 약속도 되어있지 않고

어쩌면 오늘 이후로 다시 만날 리 없는

귀한 내 친구들아

동시에 다 죽어버리자

그 시간이 찾아오기 전에

먼저 선수 쳐버리자

내 시간이 지나가네

그 시간이 가는 것처럼

이 세대도 지나가네

모든 것이 지난 후에

그제서야 넌 화를 내겠니

모든 것이 지난 후에

그제서야 넌 슬피 울겠니

우리가 먼저 죽게 되면

일도 안 해도 되고

돈도 없어도 되고

울지 않아도 되고

헤어지지 않아도 되고

만나지 않아도 되고

편지도 안 써도 되고

메일도 안 보내도 되고

메일도 안 읽어도 되고

목도 안 메도 되고

불에 안 타도 되고

물에 안 빠져도 되고

손목도 안 그어도 되고

약도 한꺼번에 엄청 많이 안 먹어도 되고

한꺼번에 싹 다 가버리는 멸망일 테니까

아아아 아아아 아아 너무 좋다

아아아 아아아 아아 깔끔하다

 

- 천용성 <<수몰>> <보리차>

https://youtu.be/A9nOk8o4QfU

 

보리차가 빨리 식는 계절

오랜만에 만난 너의 머린 짧았고

우리는 오래된 의식처럼

따뜻한 밥을 먹었지

 

왠지 조금 먼 듯한 기분이야

내색하진 않았지만

난 모르는 척 철없는 말 끝이 없는 농담

시시한 아이처럼

 

너는 나보다 낫고 발라서

나의 흠과 실수를 다 알 것 같아서

아니 항상 난 네 앞에 서면

행복한 마음만큼 무서웠어

 

혹시 만약 너가 묻는다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걱정스러워

테두리가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풀 죽은 잎사귀처럼

 

너는 나보다 낫고 발라서

나의 흠과 실수를 다 알 것 같아서

아니 항상 난 네 앞에 서면

행복한 마음만큼 무서웠어

 

너의 따뜻한 표정과 말투

나의 흠과 실수를 다 알게 할까 봐

아니 항상 난 네 앞에 서면

행복한 마음만큼 무서웠어

 

행복한 마음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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